반도체시장과 TSMC의 위기와 기회 분석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와 메모리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비메모리 시장은 반도체 시장의 80%에 근접하고 있는 방대한 시장이다. TSMC는 비메모리 시장의 위탁제조(파운드리) 부문에서 거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절대적인 강자로 성장했다. 현재 정점에 있는 TSMC의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고자 한다.

글로벌 반도체시장 현황

2022년 기준으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총 6,000억달러(약 780조원)에 이른다. 전체 반도체 시장 중에 비메모리 시장은 76.12%, 메모리 시장은 23.88%를 차지하고 있다.

비메모리반도체 시장

2021년 세계 비메모리반도체 매출액은 약 4,564억 달러(약 593조원)를 기록했다. 본사 소재국 기준 기업의 매출합으로 살펴 보면, 1위는 2,486억 달러(323조원, 54.5%)의 매출을 올린 미국이다. 2위는 유럽(539억달러, 11.8%), 3위는 대만(470억달러, 10,3%), 4위는 일본(421억달러, 9.2%), 5위는 중국(299억달러, 6.5%), 6위는 한국(151억달러, 3.3%)이다.

2022년-국가별-비메모리-점유율과-TSMC-VS-삼성전자의-공정별-매출액을-비교하였다

2022년 데이터에 따르면, TSMC(193억달러)는 5나노 공정 매출에서 삼성파운드리(9억달러) 보다 20배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메모리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광범위한 적용과 수요로 세분화 되고 있으며,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AP, CPU, MCU, GPU, 통신장비, 광학센서 및 광전자, CMOS 이미지센서 등이 이에 속한다.

국가별 비메모리반도체 경쟁력 분석

  • 미국 – PC와 스마트폰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AP 및 CPU등 범용 프로세스, 유무선통신 및 GPU, FPGA등에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 일본 – 자동차, 정밀기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된 반도체에 강점. 특히 MCU, 이산형반도체, CMOS 이미지센서, 정밀통신소자 등에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 대만 –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글로벌 수요 큰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뛰어난 패키징 기술을 보유.
  • 한국 – 소자 분류별 매출에서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없으며, 산업 생태계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메모리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D램(시간이 지난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반도체)과 낸드플래시(정보수정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국내반도체 생산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기술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삼성전자의 D램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를 30년 동안 지켜오고 있다. 2위인 SK하이닉스(29%)와 3위 마이크론( 24%)이 뒤를 잇고 있다. 메모리시장은 글로벌 기업 3강에 의해 과점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기회 HBM

2023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키워드는 단연 ‘HBM’ 이다. ChatGPT 등장으로 인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런 현상은 HBM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

AI용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인 HBM(High Bandwidth Memory)은 D램을 수직구조로 겹침으로써 대역폭을 넓히고 데이터 처리속도를 빠르게 향상 시켰다. 주로 AI서버용으로 쓰이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인공지능 서버의 수요급증으로 인해서 매년 100%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TSMC의 위기와 기회 분석

1987년에 설립된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는 파운드리(위탁제조)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2022년기준으로 TSMC의 연매출은 760억달러, 순이익은 340억달러에 이른다. TSMC는 시가총액이 630조를 넘고, 530개 기업들에게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의 글로벌 기업이다.

창업자 모리스총은 설립 초기부터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그는 ‘고객사와 경쟁하는 않는다’는 사훈으로 팹리스(반도체 제조설비 없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고객사들에게 비밀보장에 대한 믿음을 갖게 했다. 이러한 전략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일원화 되어 있는 종합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는 차별화 되어 있다.

TSMC가-웨이퍼-미세공정-가공기술을-보여주고-있다

TSMC의 경쟁력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이용한 미세공정기술, 공정 조건 최적화를 통한 높은 수율, IP특허, 다양한 고객들의 요청에 대응 가능한 뛰어난 패키징기술에서 나온다. 쉽게 말해서 웨이퍼를 다루는 가공기술이 독보적이다.

TSMC의 위기

미중 기술패권 전쟁은 중국경제를 침체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중 시키는 트리거로 작용한다. 최근 중국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굴기 지속 의지를 표명하였다. 중국 파운드리기업 SMIC가 7나노 칩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지만 7나노 이하 공정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는 불가능한게 사실이다. 사실상 중국입장에서는 TSMC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인 셈이다.

파운드리기업들은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중요한 카드이다. 미국은 애리조나 칩공장 프로젝트를 위해 400억 달러 보조금을 제공했지만 공장건설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기술적 및 경제적인 이유로 공장 건설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자사의 패키징기술 이전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의 칩독립을 위해 애리조나 공장에서 모든 공정을 수행하길 바라지만 대만정부와 TSMC의 입장에서 핵심기술 이전은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은 TSMC에게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애플은 3나노 공정칩 제품가격의 30% 인상 요구안에 대해 거절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3나노 칩까지는 가격인상 없이 납품을 받기로 확정지었다. 원가 인상 압박과 더불어 2나노 공정 전환에 따른 투자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수익성 하락은 글로벌 점유율 정점에 있는 TSMC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TSMC의 기회 분석

TSMC는 대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 칩공장 투자 선제조건으로 보조금외에 대만과의 이중과세 방지협약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는 위원회의 만장일치로 ‘미국-대만 신속 이중과세 감면법안(U.S.-Taiwan Expedited Double Tax Relief Act)’을 통과 시켰다.

해당법안은 원천 징수세 감소, 상설기구 규범, 고용소득처리, 이중국적자를 포함한 대만의 적격거주자 인정에 대한 상호호혜를 포함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대만 직원들에 대한 유연한 체류보장과 직접적인 소득세 감면을 요구하는 것이다.

양측의 조세 협약 체결로 대만기업들은 미국과 대만 모두에 세금을 내야하는 부담을 덜게 된다. 대만 재정부도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해 미국이 현재 국내법 수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서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일본 소니, 덴소와 합작해서 2022년 4월부터 구마모또현 지역에 반도체공장을 건설중이다. 공장건설을 위한 투자금은 86억달러(약 11조)에 이르며, 이중 절반은 일본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합작 반도체공장은 2024년말에 완공예정이며, 12나노 공정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반도체 내재화가 필요한 일본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공장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중 기술패권 전쟁속에서 TSMC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 질지도 모른다. 그들의 선택은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들에게 투자에 대한 판단의 근거는 주고 있는 셈이다.

참고문헌

경희권, 김상훈, “세계 비메모리반도체 시장 지형과 정책 시사점”, KIET 산업연구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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